#오늘의 시
어 머 니
새벽녘 땅거미도 가시지 않은
어두운 부엌에서 누구 먹이려고
그리도 말없이 일어나
떠지지 않던 눈비비시며
자식들 도시락 9개를 싸시던
고귀한 당신의 이름은
어 머 니
하루종일 야채 다듬으셔서
자식 놈 늦게 오는데 자는 모습
숨기려 1원짜리 젓가락 봉지 끼우시던
잔가시 박혀 마치 사포처럼
거칠고 휘어버린 당신의
손마디가 저리시어 눈물도
참으시려 애쓰시던
그리움의 이름은
어 머 니
얼마나 일만 하셨던지
사라져 버린 지문 때문에
1시간 넘게 주민증 만드는데
애태우시던 당신의 이름은
어 머 니
이제 좀 쉬셔요 하지만
했던걸 안 하면 병나서
오래 못 사신다면
뒷 텃밭에서 흙을 메만지시는
당신아 이제는 귀도 멀어버린
몸뚱이 좀 아끼라고
안아줄까 해도 두려워요
앙상한 뼈만 남은 오늘이
길지 않은 시간 더 잘해 드릴게요.
이제 아들품에서 힘들다
말해요
아 위대한 사랑의 이름은
어 머 니
아무리 불러도 달치않는
치유의 이름은
어 머 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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