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쓰는 사람,배훈/도깨비가 시장에 살아요 4

호랑이선생님 이호창(4편)

나의 국민학교시절은 고스란히 나의 손가락 마디마디에 남아있다.나는 지진아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유년기를 보냈다. 지금이니까 조용히말하는 비밀이다. 사실난 천재같은 바보다.믿어지지는 않겠지만. 이런 에피소드가 있다. 나의 6학년 담임선생님은 이호창. 그는 키도크고 코도크고 신발사이즈도 컸다.다컸다.뒤 호주머니도 또한 컸다.말인즉슨 자신에게잘보이려는 자들에게는 아니 자신이 잘보여야하는 이들에게는 잘 대해주었다. 나만의 생각일지모른다. 자존감이 떨어지는 행동을 시켰다.마치 자신의 일상의 불만을 푸는 방법처럼 느껴질때가 더 많았다. 어느날은 숙제를 내준 문제를 이상하게 답하였다고 얼차려를 시켜놓았다. 그리고 사라졌다.한시간이 넘게 일을 보고서 나타나서 잘할거냐묻고 자리에돌아가게했다. 나한테만 그러는지 '왜 나만가..

피아노 소리에 홀리다 -[3편]

우리 집은 시장에서 한적한 골목에 있는 꽤 큰 옥상이 있는 양옥집이었다. 물론 다 우리 집은 아니었고 민승이 형이 집주인이었고 우리를 포함하여 3집이 같이 살고 있는 집이었다. 건물을 주위로 빙 둘러서 마당이 있었다, 마당에는 감나무를 비롯하여 야자나무 몇 그루도 심어져 있는 조금 고급스러운 느낌이 풍기었다. 하지만 이 집의 화장실은 건물 안에 재래식 화장실과 감나무 아래를 지나가는 마당 모퉁이의 또 다른 작은 화장실이 있었다. 집안 식구가 다섯 명인데 누가 집안 토방 끝의 화장실을 쓰고 있으면 다른 사람은 급한 대로 건물밖의 화장실을 가야만 했다. 때는 저녁 9시가 넘어서 배가 아파 오는데 화장실을 가야만 하는 상황 어쩌겠는가 공부 중인 누나를 불러서 화장실 가는 길에 보초를 세워두고 감나무잎이 바람에..

기차길은 우리의 놀이터 -[2편]

매일 학교 가는 길에 지금은 덮여버린 복개천이 있었다. 학교로 가는 길을 빙 돌아가는 것이 싫었다. 높이 3미터가 넘는 그곳을 겁 없이 뛰었다. 위험천만하게 흔들거리는 징검다리 돌을 밟고 개울물을 건넜다. 다시 돌벽을 올라서 학교 교문까지 가는 길은 마치 어드밴처 영화 같은 일이었다. 항상 영화를 찍는 인디아나 존스의 주인공 헤리슨 포드처럼 스릴 넘치는 등굣길이 나는 좋았다. 사실 꼭 운수 좋은 날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가끔은 물에 빠지면 엄마에게 야단맞지 않으려고 학교수돗가에서 바지와 신발을 빨았다. 오후 내내 신발을 흔들어 말렸다. 물기가 가실 때 즈음 이것을 신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골목길의 모래흙먼지가 다시 신발에 묻었다. 결국에는 야단을 맞게 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하루도 쉽게 넘어가는 날이..

도깨비가 진짜 살아~! [1편]

나의 어린 시절은 도깨비시장이라는 곳에서 시작된다. 도내기 시장을 사람들은 도깨비 시장이라고 불렀다. 이유는 이곳저곳 흩어진 채소껍질이며 생선손질한 부산물이며 비가 내려 질퍽해진 곳이 짙이겨진 생활 쓰레기들이 마치 도깨비가 나올 것 같다 하여 붙여진 듯하다. *도떼기시장, 도내기 시장, 도깨비시장 다 같이 불려지는 이름이었다. 하지만 나는 도깨비가 진짜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마치 도깨비 소굴처럼 뭐든 만들어 내는 곳이었으니까 말이다. 필요한 것이 다 있었다. 철물점, 정육점, 생선가게, 채소가게, 벽지집, 양품점, 떡집, 한과집, 옷가게, 잡화점까지 진짜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다이소 같은 곳이 바로 이곳 '도깨비시장'이다. 바로 내가 그곳에 사는 살아있는 도깨비 산도깨비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