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국민학교시절은 고스란히 나의 손가락 마디마디에 남아있다.나는 지진아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유년기를 보냈다. 지금이니까 조용히말하는 비밀이다. 사실난 천재같은 바보다.믿어지지는 않겠지만.
이런 에피소드가 있다. 나의 6학년 담임선생님은 이호창. 그는 키도크고 코도크고 신발사이즈도 컸다.다컸다.뒤 호주머니도 또한 컸다.말인즉슨 자신에게잘보이려는 자들에게는 아니 자신이 잘보여야하는 이들에게는 잘 대해주었다.
나만의 생각일지모른다. 자존감이 떨어지는 행동을 시켰다.마치 자신의 일상의 불만을 푸는 방법처럼 느껴질때가 더 많았다.
어느날은 숙제를 내준 문제를 이상하게 답하였다고 얼차려를 시켜놓았다. 그리고 사라졌다.한시간이 넘게 일을 보고서 나타나서 잘할거냐묻고 자리에돌아가게했다.
나한테만 그러는지 '왜 나만가지고 그래 '
하고 말하고 싶었다. 그는 국회의원의 딸인 원희에게는 매우 친절했다. 나에게 대하는 것과는 180도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이었다.
헛웃음을 지으며 친근감을 과시했다. 어쩔때는 원희와선생님 가족같다는 의심을 하기도 했다.성이 다른, 배다른 친척...
오죽했으면 이런 상상을 했을까
하지만 나는 그런 원희가 부러웠다. 어떻게든 그녀와 친해지고 싶었다.그당시엔 나에게 보호막이 되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중간고사 시험기간이 되었다.담임선생님은 매번시험이 끝나면 자리배치를 성적에따라 배치해주었다. 총60명이라면 이를 반으로 나눠서 짝궁을 도움이될수 있는 1등과60등,2등과 59등...30등과31등한 친구를 옆자리앉게하여 자신의 일을 학생들에게 일부 넘길요량이었다.
딱 걸렸다.기회가왔다.나는 일부러 항상 1등자리를 6년내내 놓치지않던 원희옆에 앉을수 있는 기회를 잡게되었다.그방법은 일부러 시험지를 반대로 풀어 빵점을 맞는것이었다.지금생각해보면 아주 바보스럽기 짝이없는 행동이지만, 그당시에는 내가 할수 있는 최선이었다. 폭력에 대응하는 보호막이 필요했다.
자존감이고 뭐고 없었다. 일단 지상최대목표는 빵점을 맞아야하니 어떻게든 문제를 대충읽고 반대로 답을했다.하지만 모든 문제를 다틀린다는것은 생각보다 쉽지않았다. 알송달송한 문제가 문제였다. 반대로 써서 맞으면 어떻게하지 이런불안감이 머리를 짇누럴지만 눈딱감고
연필을 굴렸다.
신은 나의 편이었다. 계획했던 대로 나는 2학기부터 줄곧 원희와 짝궁이되었다. 그녀를 얻기위해 빵점행진은 당분간 계속 되었다.
나는 그녀가 알려주는 산수 역사이야기에서 사람이 아닌 천상의 소리가 들렸다. 그때는 짝사랑에 빠졌나보다. 생각해보면 아주 이기적인 나였다. 그렇게 빵점 대작전은 해피엔딩으로 국민학교를 졸업하였다. 중학교도 그녀와 같은 학교로 배정되었다.
불행중 다행인것은 중학교는 남녀공학이었지만 바로 옆반에서 원희를 만날 수 있었다. 나는 그녀와 인사하며 중학시절의 자존감은 국민학교때와는 아주 달랐다. 시간은 잘도 흘러갔다.
다음 5편에서 만나요. <그녀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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