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18 ] 어 머 니
#오늘의 시 어 머 니 새벽녘 땅거미도 가시지 않은 어두운 부엌에서 누구 먹이려고 그리도 말없이 일어나 떠지지 않던 눈비비시며 자식들 도시락 9개를 싸시던 고귀한 당신의 이름은 어 머 니 하루종일 야채 다듬으셔서 자식 놈 늦게 오는데 자는 모습 숨기려 1원짜리 젓가락 봉지 끼우시던 잔가시 박혀 마치 사포처럼 거칠고 휘어버린 당신의 손마디가 저리시어 눈물도 참으시려 애쓰시던 그리움의 이름은 어 머 니 얼마나 일만 하셨던지 사라져 버린 지문 때문에 1시간 넘게 주민증 만드는데 애태우시던 당신의 이름은 어 머 니 이제 좀 쉬셔요 하지만 했던걸 안 하면 병나서 오래 못 사신다면 뒷 텃밭에서 흙을 메만지시는 당신아 이제는 귀도 멀어버린 몸뚱이 좀 아끼라고 안아줄까 해도 두려워요 앙상한 뼈만 남은 오늘이 길지 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