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시 쓰는 사람,배훈

[시화 -2 ]여행, 그리움

배훈사람 2023. 1. 31. 10:00

부제 : 기다려지는 추억여행


여행하면
항상 부풀었던 추억의 아련함이 생각난다.
집을 떠나 사흘간 떠났던 수학여행,
처음으로 떠난 방콕 팟타야
해외 졸업여행,
젊다는 이유 하나로 1달 여의
자전거 전국일주,
부부는 낯선 곳을 가고 싶었으나
자연재해로 무산돼
저 히말라야를 그리며 떠난
2주간의 신혼 국토대장전.

여행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설렘을 담기에 충분하다.
낯섦이 좋고 여행 자체도 좋지만
여행 전 공항에서 만나는 비행기소음마저도
가슴을 뛰게 하기에 넉넉하다.
낯선 곳에 남겨진 내가 버거운 상대와
마주함이 신기하고 반갑다.

호주 태즈메이니아섬 더빌에서
모든 걸 경계하던 부릅뜬 눈의
캥거루처럼
흥밋거리에 깡충깡충 뛰어다니는 내 모습,
때론 낯선 곳에서
게으른 목도리도마뱀처럼
축 늘어져서 낮잠을 즐기는 시간,
성난 다윈의 크라크다일과 같이
낯선 곳을 휘저으며 생존을 위해
내달렸던 다윈의 아웃백 생존여행까지...

어디서든 여행은 그리움을 남기고
모든 걸 안아줘서 고맙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꽁지털을 살살 흔드는 타조 녀석이
우리에게 즐겁냐고 행복하냐고
지나가는 버스 유리창 너머에서
묻는 듯
큰 눈으로 인사를 건넨다.

이 모든 여행의 순간순간이
그리움이라는 단어로
지금까지 진한 여운으로
남는다.
다시 떠날 날이 올 거라는
믿음으로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