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린 시절은 도깨비시장이라는 곳에서 시작된다. 도내기 시장을 사람들은 도깨비 시장이라고 불렀다. 이유는 이곳저곳 흩어진 채소껍질이며 생선손질한 부산물이며 비가 내려 질퍽해진 곳이 짙이겨진 생활 쓰레기들이 마치 도깨비가 나올 것 같다 하여 붙여진 듯하다. *도떼기시장, 도내기 시장, 도깨비시장 다 같이 불려지는 이름이었다. 하지만 나는 도깨비가 진짜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마치 도깨비 소굴처럼 뭐든 만들어 내는 곳이었으니까 말이다. 필요한 것이 다 있었다. 철물점, 정육점, 생선가게, 채소가게, 벽지집, 양품점, 떡집, 한과집, 옷가게, 잡화점까지 진짜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다이소 같은 곳이 바로 이곳 '도깨비시장'이다. 바로 내가 그곳에 사는 살아있는 도깨비 산도깨비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