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즐거움 2

기차길은 우리의 놀이터 -[2편]

매일 학교 가는 길에 지금은 덮여버린 복개천이 있었다. 학교로 가는 길을 빙 돌아가는 것이 싫었다. 높이 3미터가 넘는 그곳을 겁 없이 뛰었다. 위험천만하게 흔들거리는 징검다리 돌을 밟고 개울물을 건넜다. 다시 돌벽을 올라서 학교 교문까지 가는 길은 마치 어드밴처 영화 같은 일이었다. 항상 영화를 찍는 인디아나 존스의 주인공 헤리슨 포드처럼 스릴 넘치는 등굣길이 나는 좋았다. 사실 꼭 운수 좋은 날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가끔은 물에 빠지면 엄마에게 야단맞지 않으려고 학교수돗가에서 바지와 신발을 빨았다. 오후 내내 신발을 흔들어 말렸다. 물기가 가실 때 즈음 이것을 신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골목길의 모래흙먼지가 다시 신발에 묻었다. 결국에는 야단을 맞게 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하루도 쉽게 넘어가는 날이..

도깨비가 진짜 살아~! [1편]

나의 어린 시절은 도깨비시장이라는 곳에서 시작된다. 도내기 시장을 사람들은 도깨비 시장이라고 불렀다. 이유는 이곳저곳 흩어진 채소껍질이며 생선손질한 부산물이며 비가 내려 질퍽해진 곳이 짙이겨진 생활 쓰레기들이 마치 도깨비가 나올 것 같다 하여 붙여진 듯하다. *도떼기시장, 도내기 시장, 도깨비시장 다 같이 불려지는 이름이었다. 하지만 나는 도깨비가 진짜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마치 도깨비 소굴처럼 뭐든 만들어 내는 곳이었으니까 말이다. 필요한 것이 다 있었다. 철물점, 정육점, 생선가게, 채소가게, 벽지집, 양품점, 떡집, 한과집, 옷가게, 잡화점까지 진짜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다이소 같은 곳이 바로 이곳 '도깨비시장'이다. 바로 내가 그곳에 사는 살아있는 도깨비 산도깨비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