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학교 가는 길에 지금은 덮여버린 복개천이 있었다. 학교로 가는 길을 빙 돌아가는 것이 싫었다. 높이 3미터가 넘는 그곳을 겁 없이 뛰었다. 위험천만하게 흔들거리는 징검다리 돌을 밟고 개울물을 건넜다. 다시 돌벽을 올라서 학교 교문까지 가는 길은 마치 어드밴처 영화 같은 일이었다. 항상 영화를 찍는 인디아나 존스의 주인공 헤리슨 포드처럼 스릴 넘치는 등굣길이 나는 좋았다. 사실 꼭 운수 좋은 날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가끔은 물에 빠지면 엄마에게 야단맞지 않으려고 학교수돗가에서 바지와 신발을 빨았다. 오후 내내 신발을 흔들어 말렸다. 물기가 가실 때 즈음 이것을 신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골목길의 모래흙먼지가 다시 신발에 묻었다. 결국에는 야단을 맞게 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하루도 쉽게 넘어가는 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