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유년시절 집에는 포도밭에 토끼장이 있고 계절마다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유실수들이 참 많았다. 부유한 집이지는 않지만 부유한 집에 새들어 살아서 넉넉함을 공유하는 기회를 누렸었지. 그때만큼 유복한 시절이 또 있으랴. 눈이 오면 눈싸움을 하고, 가을이면 포도나무, 감나무에 열매를 따먹고 매 계절이 놀이와 같은 시절. 담장 너머 들려오는 친구들의 부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해 질 녘 뛰놀다 숯검둥이가 되어 집에 돌아와 씻는 둥 마는 둥 잠에 곯아떨어졌던 시절. 아련한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 시절에 세상의 주인인양 살았던 깨복쟁이 친구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멀리서 아이들 웃는 소리가 나에게 손짓하는 듯 메아리 되어 들려온다 한줄기 그리움되어 ...